영국 교사들 1/3 응답…위성 ‘교사들TV'서 조사
왕립학회의 창조론 지지입장 표명도 눈길끌어
 
영국 교사들은 3명중 1명 꼴로 창조론을 진화론과 함께 가르쳐야 한다고 믿고 있다. 

위성텔레비전 채널 '교사들TV'이 1200명의 교사들을 상대로 실시한 공개여론조사에 따르면, 과학교사들의 15%를 포함한 교사들의 31%가 창조론이나 지적설계론이 교실에서 진화론과 함께 나란히 가르쳐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대상자 절반은 또 신앙적인 자녀들은 과학시간 때 "으레 왕따감을 느낀다"고, 88%가 학생이 수업시간에 창조론을 제기할 때 토론이 허용돼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교사들의 과반수는 창조론이 진화론과 동격 취급돼야 한다는 데는 반대했다. 또 53%는 창조론이 과학시간때 가르쳐져선 안된다고, 29%는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 .

한편 왕립학회(RS) 교육 디렉터이자 생물학 교수인 마이클 라이스 (성공회)신부는 "창조론은 합법적 관점에서 과학수업 시간 때 가르쳐야 한다"고 역설한 뒤 해당직에서 해고당했다.   

라이스의 이런 입장 표명은 최근 영국 출신 과학자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창조론 대신 공공연히 지지해온 바티칸 교황청과는 반대입장이어서 특히 관심을 끈다. 라이스는 우주와 모든 생물들을 하나님/신이 창조하셨다고 실제로 믿는 10%의 학생들이 단지 소수라고 해서 잘못됐다거나 오도됐다고 간주하는 것은 '자기패배'라고 질타했다. 

라이스의 이런 발언은 견해를 달리하는 왕립학회의 동료 과학자들이나 영국 정부와는 톱니가 안 맞는 엇박일 것은 강 건너 불 보듯 뻔한 노릇. 아이러니하게도 진화론 주창자인 다윈 자신 왕립학회 회원이었다. 

전국 교과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창조론은 과학수업시간에 설 자리가 없다. 만약 학생들이 창조론 문제를 제기하면 교사는 진화론과 달리 취급해야 하고 그것은 과학이론이 아니므로 그 이상의 토의는 종교수업 시간에 해야 한다는 게 영국 교육부의 입장. 라이스는 최근 리버풀의 영국과학축전협의회(BAFS)에서의 연설 도중 이같은 발언을 했다. 그러나 청중으로 참석한 여타 과학자들은 "창조론은 전적으로 종교교육 영역 안에 머물러 둬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루이스 월퍼트 교수(유니버시티칼리지/의학)는 "창조론은 신앙에 근거했으므로 과학과는 무관하다"며 "과학수업 때 가르쳐선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존 프라이 박사(리버풀대/물리학)도 "과학수업은 창조론을 논할 마땅한 자리가 아니다"면서 "어떤 형태의 과학적 실증도 전혀 부정하는 창조론은 과학에 도전하는 정도가 아니라 과학을 부인한다!"고 내뱉었다. 

반면 존 브라이언트 교수(엑세터대/생물학)는 창조론이 인간과 지구 기원론의 대안으로 토의돼야 마땅하다고 반박, "수업이 충분히 무르익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대안 관점으로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창조론이 진화론과 동등한 위치에 놓여선 안된다고 한발짝 물러선다. 

왕립학회의 창조론 지지 입장 자체가 일종의 돌연변이다. 바로 지난해 학회는 창조론이 학교 안에 설 자리가 없으며 학생들은 진화론을 과학이 지지해 준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공문을 띄웠기 때문. 

노벨상 수상자가 21명이나 되는 왕립학회의 한 대변인은 라이스의 이번 발언은 현 회장 러드로우 리스 경의 견해를 대표하는 것이라고 내비쳤다. 이 대변인은 "교사들은 과학이론을 토론할 수 있는 입장이어야 한다. 그래서 왜 진화론이 건전한 과학적 이론이고 창조론은 그렇지 않은지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공식 발언을 했다. 

전국의 250개 주요 사립학교를 대표하는 학교장협의회(HHC)의 팀 해스티-스미스 신임회장은 자신의 고등학교인 첼튼햄의 딘 클로즈에서는 창조론을 학생들이 믿어야 할 사실이 아닌 이론으로만 가르쳤다고 밝힌다.   

라이스는 덧붙여 강조한다. "단지 과학적 뒷받침이 없다고 해서 과학수업에서 빠뜨릴 충분한 이유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한편 라이스에 따르면 현재 창조론을 믿는 영국 학생들 대다수는 근본주의 기독교 가정이든지 회교 가정이어서 근래 영국 교계의 친회교 정책의 일환은 아닌지 일말 의혹의 실마리를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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